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단5072287
감정평가사가 부동산을 감정평가하면서 임대차 관련 사항에 대해 단순히 건물주로부터 들은 내용만 참고했다면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판결이 나왔다.
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조상민 판사는 최근 중소기업은행이 A감정평가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(2019가단5072287)에서 "1900여만원을 지급하라"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.
중소기업은행은 2017년 4월 B씨가 대출신청을 하면서 담보로 내놓은 다가구주택에 대한 감정평가를 A감정평가법인에 의뢰했다. A법인 소속 감정평가사 C씨는 이 건물을 7억5000여만원으로 평가했다. 이를 기초로 중소기업은행은 B씨에게 2억6500만원을 대출했다. 이후 B씨는 대출금을 갚지 못해 다가구주택은 법원 경매에 넘어갔다.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. 측정된 배당금액과 C씨가 감정평가한 금액의 격차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. 이에 중소기업은행은 1억4000여만원을 손해봤다며 A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.
불명확한 정보로 은행에 손해
불법행위 해당
조 판사는 "A법인 소속 감정평가사인 C씨가 평가 내용 중 임대차와 관련해, 단순히 B씨에게서 들은 내용만을 기재한 후 재확인이 필요하다고 명시한 것은 감정평가사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"이라고 밝혔다.
이어 "양측이 사전 체결한 협약에 따르면, 은행이 담보가치를 적절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(A법인은) 그 주택의 임대차 관련 사항을 정확하게 조사해야 하고, 직접조사가 어렵다면 A법인의 비용으로 전문임대차 조사기관에 동일한 조사를 위임하고 A법인이 제출할 감정평가서에는 그 내용은 생략할 수 있다"며 "그런데 A법인은 불명확한 정보를 기재해 은행에 손해를 입혔으므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"고 설명했다.
서울중앙지법,
원고일부승소 판결
그러면서 "다만 은행도 대출금 산정에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는 점, 감정평가결과 회신일을 촉박하게 지정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은행도 30%의 과실이 있다"고 판시했다.
-법률신문 발췌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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